블루라군(The Blue Lagoon)

배야, 에멀라인!

 

신호불을 안 피웠잖아
왜 그랬어?

 

얼마나 여길 벗어나고 싶어하는지 알잖아
나한텐 가장 중요한 일이라구

 

알아

 

먼저 도와달라고 소리친 다음에
나한테 알렸어야지

 

배라구, 배!

 

여기 있은 뒤로 처음 본 배였는데
그냥 지나가게 두다니

 

잘했군, 멋져

 

네가 나아지길 기다리는 것도
이젠 진력이 나

 

나 혼자 샌프란시스코에 갈 거야

 

넌 결코 샌프란시스코에 갈 만큼
튼튼한 배를 만들지 못해

 

벌써 네 번이나 만들었지만
다 가라 앉았잖아

 

닥쳐!

 

포기하지 그래?

 

샌프란시스코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잖아

 

너 바보 멍텅구리야
우린 이 섬을 절대 벗어날 수 없다구

 

고맙군 그래

 

여긴 우리가 사는 곳이야
우리 집이라구, 영원히 말야

 

아냐!

 

너랑이라면 절대
영원히 여기서 살 수 없어

 

널 좋아하지 않아
예전엔 넌 날 비웃은 적이 없었어

 

비밀을 가졌던 적도 없었고

 

너도 완벽한 건 아니잖아
리차드 레스트레인지 씨

 

네가 아랫도리 갖고 노는 걸 봤어

 

네 아빠가 여기 오시면
일러바칠 거야

 

네가 싫어

 

맞을 뻔 했잖아

 

-말했던 거 취소해
-난 다 봤다구

 

오랫동안 그러고 나면 어떻게 되더라

 

닥쳐! 엿보는 건 나쁜 짓이야

 

-난 널 엿본 적 없잖아
-거짓말

 

넌 항상 내 가슴을 쳐다보잖아

 

그냥 재밌어서 보는 거야
너 지금 누구랑 비슷한 줄 알아?

 

패디 아저씨 사진 속에
있던 사람이랑 비슷하다구

 

후치 쿠치 여자들 말야

 

안 그래!

 

그만해, 안 그럼
다신 너랑 말 안할 거야

 

왔다 갔다 흔들리는
가슴 좀 보세요

 

미안해, 맞출 생각은 아니었어

 

네가 죽어서 묻혔으면 좋겠어

 

무슨 짓이야?

 

내 오두막이야
내가 지었으니까

 

그렇지 않아, 나도 도와줬잖아

 

거의다 내가 했어
딴 곳을 찾아보시지

 

미안하다고 했잖아, 리차드
더이상 무슨 말을 해주길 바래?

 

말 같은 건 필요 없어

 

다신 널 보고 싶지 않아

 

기다려, 리차드 레스트레인지
언젠가 복수할테니까!

 

무슨 일이야?

 

저리 가

 

왜 그래?

 

돌멩이처럼 생긴 물고기를 밟았어

 

잠들면 안돼

 

안돼, 일어나

 

하느님

 

하느님한테 데려다 줘

 

하지만, 법...

 

하느님

 

엠을 잠들게 하지 마세요

 

죽어서 묻히면 좋겠다고 한 건
본심이 아니었어요

 

기도문은 다 잊어버렸지만요

 

하지만

 

하늘에 계신

 

우리 아버지

 

왕국에 임하옵시고...

 

자유와 정의를 지니사...

 

아멘

 

엠, 괜찮아?

 

정말 걱정했어

 

이젠 나한테 화 안났어?

 

물론이지

 

너무 무서웠어

 

그 생각만 했어

 

엠을 잃으면 어떡하지

 

어째야 하나?

 

기운 좀 내라고 먹을 걸 가져 왔어

 

건너편에 있는 섬 봤여?

 

응

 

생각해 봤는데, 북 소리 내는
사람들은 아마도

 

거기에 살면서 기도하러 여기 오는 거 같아

 

그럴지도

 

걸어볼래?

 

괜찮아?

 

응

 

키스해 줘

 

끈적거리잖아

 

그래서? 키스해 줘

 

그만, 숨을 못 쉬겠어

 

하지만 그만두고 싶지 않아

 

뭐 하는 거야?

 

그만

 

뱃속 느낌이 이상해

 

나도

 

가슴도 더 빨리 뛰어

 

나도

 

그만 좀 먹어, 뚱보 될라

 

올라와, 볕 쬐자구

 

엠은 어딨니, 코코

 

미안해, 리차드

 

어제도 종일 싫댔잖아

 

왜 그래?
더이상 날 사랑하지 않아

 

그 어느 때보다 사랑해, 리차드

 

그러면 왜 싫다는 거야?

 

아파서 그래, 그 뿐이야

 

안 아프게 되면, 그 때 해

 

그 때가 언젠데?

 

이해가 안돼, 왜 아프단 거야?

 

몰라

 

모르겠다구

 

내 배를 만져보면
너도 느낄 수 있을 거야

 

뭘 느껴?

 

어떻게 배를 이렇게 움직일 수 있지?

 

내가 그런 게 아냐

 

저절로 그럴 리는 없잖아

 

저절로 그래

 

이런, 또 느껴진다

 

어떻게 한 거야?

 

모르겠어

 

어디 있어?

 

어디 있어?

 

왜 그래? 그들이 다치게 한 거야?

 

그들?

 

왜 그래? 어떻게 해줄까

 

왜 그러냐구?

 

대답해

 

왜 아기가 생긴 거지?

 

몰라

 

안녕, 아가야

 

봐, 배 고픈가 봐

 

뭘 먹여야 하지?

 

과일을 먹여보자

 

여기 있다

 

좋은 음식이야
과일이라구

 

좋아하지 않나 봐

 

여기, 이걸 먹여보자

 

어쩌라구?

 

그건 왜 만들어?

 

북 치는 사람들

 

뭐라고?

 

그 사람들을 봤어

 

언제?

 

아기가 온 날 밤에

 

어떻게 생겼는데?

 

그 얘긴 하고 싶지 않아
패디 아저씨가 맞았어

 

반대쪽에 가는 게 아니었어

 

법을 어겨서는 안되는 거였다구

 

-우리가 여기 있다는 걸 알까?
-그렇진 않을 거야

 

하지만 그들이 오면
물고기 잡듯이 잡아 버릴거야

 

눈을 찔러 버릴거야!

 

배를 찔러서는 창자가 나오게 해줄 거야!

 

우리가 구명 보트에 타려고 했을 때
배 위가 어땠는지 기억해 봐

 

사람들이 서로 얼마나 떠밀었는지

 

사람들 눈이 어땠는지 말야

 

북 치는 사람들 눈이 바로 그랬어

 

이해가 안돼, 왜 사람들은
서로에게 나쁜 짓을 할까?

 

이리 와, 어서

 

보초 서야 돼

 

어서, 이걸 봐야 해

 

헤엄치는 법을 가르쳤구나

 

물이야, 물

 

물고기를 봐

 

한 바퀴 돌려서 다시 구멍으로

 

배를 잡으렴

 

새들을 보렴, 패디야

 

물고기 보이지?
뭐가 보이니?

 

말해보렴, 배가 보이니?

 

패디야, 부채

 

리차드

 

내 이름을 말했어

 

패디야, 발자국을 만든다

 

겨울날의 보스턴 같지

 

눈 올 때마다 눈싸움 했던 거 기억해?

 

꽁꽁 얼겠네

 

참 차갑겠다

 

도깨비다

 

그 분을 이리 모셔오게
만약 틀리다면 말씀드려야지

 

내일 돌아가야 한다구 말야

 

실례합니다, 선생님

 

뭔가 보입니다

 

저기요

 

어떻습니까?

 

더 가까이 갈 수 있소?

 

알겠습니다
하지만 암초를 조심해야 합니다

 

얼굴 좀 봐

 

배

 

아니오, 그 아이들일 리가 없소

 

패디 아저씨랑 살던 곳으로
가는 길 알아?

 

물론이지
바나나 구하러 가거든

 

거기 데려가 줄래?

 

무서울 텐데

 

다시 가보고 싶어

 

들어가라

 

돌아갈래?

 

상어야!

 

노를 잡아야 해

 

도와줘, 엠
이러다간 표류할 거야

 

저리 가

 

너무 멀리 왔어!

 

멈추게 할 수가 없어

 

패디야

 

태양이 물에 닿으면
'쉿' 소리가 들린단다

 

그렇지?

 

들리니?

 

목말라

 

물이 있었음 좋겠어

 

물고기

 

안돼, 패디!

 

-어디서 났어?
-뱉어라

 

뭐 하는 거야?
뱉어내라구

 

조금 삼켰어

 

이리 와

 

눈 감으면 안돼, 패디

 

제발, 잠들면 안돼

 

제발

 

3시 방향요
작은 배 같은데요

 

안에 누가 탔나?

 

잘 안보이는데요

 

선장, 3시 방향일세

 

죽었나?

 

아뇨, 잠들었어요